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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디지털 토정비결

다이어트와 금연은 새해를 맞이하면 빠지지 않는 각오입니다. 비록 우리 중 일부가 성공하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대부분 다시 자괴감에 빠질지라도, 새날이 떠오르기 전 선포하는 새로운 삶은 어제와 다른 나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방안에서의 결기만으로는 덧없이 흩어질 듯하여 새해 종소리를 듣기 위해 시내로 나가거나, 그 먼 동해 바닷가에 찾아가 일출을 맞이하는 것 역시 나의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픈 사람들의 의례라 할 수 있습니다.   신년 각오와 정월 떡국과 함께 우리네에게 또 익숙한 의례는 토정비결처럼 새해의 운세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대운이 들거나 삼재가 끝난다는 말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칠팔월에 물가를 조심하라는 뻔한 조언에도 감사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살아갈수록 알게 되는 겸허함과 비례하는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연초마다 디지털 토정비결이라는 농담 같은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출발은 유명한 저널리스트께서 올해의 트렌드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질문을 주신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분의 질문에 넘어가는 달력처럼 한 해를 기준으로 우리 삶이 선명히 바뀌는 것은 아니라 ‘올해’를 말할 수는 없다 했지만, 그래도 해가 바뀌는 시점에 우리가 살펴야 할 중요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매년 거듭되어 벌써 4년째 접어듭니다.   그 사이 팬데믹이 찾아오고 비대면이 선호되며 자동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전 지구적인 각자도생의 노력에 패권주의와 인플레이션 고통이 더해지며 인류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다시 돌아보고, 지켜보고, 내다보는 일을 매년 하면서 격랑 위의 작은 배 안에서 옹기종기 함께 보듬고 살아가는 우리가 참 가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풍랑 속에서 삶의 주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바람과 파도가 향하는 곳을 알려드리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연약한 존재라는 것은 살아오면서 계속 느낀 듯합니다. 장승이 서 있는 서낭당을 지나칠 때 괜스레 발걸음을 조심하고, 산 중턱 암자에 들러 풍광을 바라보고 내려오다 마주친 돌탑에는 작은 조약돌을 올려놓고 두 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머나먼 이역의 도시에서 잠시 들른 성당에 초를 하나 밝히고,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성인의 묘비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웠습니다. 거대한 숲속이나 끝없는 바다 앞에서 느끼는 거룩함 역시 태초의 조상으로부터 얻은 형질이라 느낍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어릴 적 개울가에서 놀다 물에 빠질 뻔한 공포는 지금도 서늘하고, 간발의 차이로 자동차 사고 현장을 천만다행으로 빠져나온 기억은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잊지 못합니다. 세상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으며 우리의 삶이 위태함은 개인의 범주에서도, 사회의 관점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상기됩니다.   그래서 더욱 신년의 운세를 찾는지도 모릅니다. 동쪽에서 오신다는 귀인이 반가운 것은 그가 올 때까지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도록 힘을 내기 위해서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귀인이 와서 손을 내밀었을 때 미처 귀한 사람인지 모르고 일상의 지친 모습으로 퉁명스레 대할까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가 올해 오지 않더라도 내년 아니면 몇 년 후에라도 올 것이란 희망으로 살아가고 싶기에, 한자로 가득 찬 예전의 책에서 나의 미래를 얻으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올해도 사람들은 떠오르는 새해를 보기 위해 높은 산, 바다로 향할 것입니다. 어제의 태양이 오늘의 태양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도, 그걸 바라보는 내가 다른 사람이기를 희망하기에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려 할 것입니다. 매일 지평선에 떠오른 태양이 만들어준 어제는 오늘과, 오늘은 내일과 그리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몇 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아이들은 훌쩍 자랐고 나의 주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사이 읽은 책의 두께가 몇 뼘이 되었고 만난 이들과의 인연이 차곡차곡 쌓이며 나도 모르는 사이 자람은 쉬지 않았을 것입니다.   새해 큰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우리의 내일을 위해서, 깨어있는 모두의 쉼 없는 자람을 돕기 위해서, 그리고 어쨌든 살아갈 각자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서 올해도 디지털 토정비결은 여러분 곁으로 다가갑니다. 송길영 / Mind Miner빅데이터 토정비결 디지털 디지털 토정비결 새해 종소리 신년 각오

2022-12-26

[삶의 뜨락에서] 나를 다스리는 해

새해 들어 보름이 후딱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새해 인사도 함께 날아갔습니다. 새해의 결의도 머릿속에 가득 안고 몇 가지를 골라보려고 애를 쓰던 중 덜컥 정월 초하루가 닥쳤습니다. 다행히도 떡국은 맛있게 끓여 먹었습니다. 마침 눈 다운 첫눈도 내려주어 나이를 잊은 채 반겼습니다. 이렇게 새해를 떡국과 반가운 하얀 눈 그리고 9시간을 비행기로 날아온 큰애와 엄마, 아빠 그리고 막내 부부와 눈이 쌓인 뒷마당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2021년 마지막 밤과 새해 종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와 설날이었습니다.   제 머리가 가득 희망으로 부풀었던 새해 아침! 이유 모를 어지럼증으로 자리에 눕고 말았습니다. 하얀 눈이 주범인지 제 머리가 문제였던지 아직도 원인을 모릅니다. 새해 맞아 글은 쓰고 싶었지만 허락지 않았습니다. 큰 병은 아닌 듯 자가진단으로 임시처방 약을 먹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고 애써 보았습니다. ‘누가 이기나?’ 싸움터에 섰습니다.     어차피 이 고약한 전염병에서 긴 세월을 견디며 언제나 길이 열릴까 기다리고 있지 않았습니까? 하여간 이 세상 탓인지 아니면 나이 탓인지 차츰 내 존재가 아주 작은 조무래기로 느껴지는 우울증에 빠지고 있었습니다. 야릇한 이 어지럼증에 기를 쓰며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초라한 내 모습이 더욱더 슬펐습니다. 그래도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저 높고 먼 곳으로부터 아련히 메아리가 들려왔습니다. ‘네, 마음을 좋은 쪽으로 달래볼까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컴 앞에 앉았습니다. 어지럼증 이전, 저의 새해 첫날 플랜이 엄청 많았던가 봅니다. 아, 그 많은 생각이 저의 머리를 빙빙 돌려버렸던가요? 새해부터는 더 간단히 살려고 정돈과 청소에 힘썼습니다. 마침 구닥다리 부엌 뜯어고치기도 끝냈습니다. 배부른 흥정이라 자랑거리는 못 되지만, 새것이 좋기는 좋습니다. 그렇게 새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미움도 아니면서 그냥 사람을 싫어하는 고약한 내 가슴앓이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가슴이 절대로 편치 않았습니다. 그 아픔은 내가 진정 누구였던가를 진단하게 했습니다. 가슴앓이를 치료해 보겠다는 것 이제 1번 새해의 결의였습니다. 살아가며 제가 사람을 싫어했다는 기억은 없습니다. 불평은 있었어도 미움은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들며, 보다 느긋이 관대해졌다고 그동안 고마워했었는데! 아마도 제가 사는 이 땅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아이들 어렸을 적 생각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침울한 표정으로 “엄마! 난 누구누구가 싫고 학교에 가기도 싫다”고 투정했습니다. 어리둥절! 나 자신도 어렸던 그때, 이 엄마가 무어라 구라를 쳐서 위로했었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요즘 엄마말이 언제나 꼭 맞는다고 이 엄마를 치켜줄 때면 아이들 앞에서 우쭐대기보다는 내가 무슨 말을 했었나? 기억을 더듬으며 조용히 양심에 묻곤 합니다. 이제 이 나이에 와서 제가 거꾸로 아이들한테 제 속끓이를 호소합니다. 아이들이 한 마디 두 마디 엄마를 이해하는 듯 위로의 말을 던져줍니다. 아이들에게서 지혜를 얻습니다. 아마도 이 엄마가 지금은 아이로 돌아가는 계단 앞에서 조심스레 스텝을 세며 내려가고 있는가 봅니다.     이런 제가 마음을 가다듬어 더욱 감사한 사랑의 마음을 다스려보겠다고, 하물며 새로운 삶도 구상해 보겠다는 새해의 결의 제2탄까지 여러분께 선언을 합니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감사와 새해에 건강과 만복을 빌며…! 남순자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새해 종소리 새해 인사 마디 엄마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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